
미국의 호르무즈 해협 역봉쇄 여파로 국내 주유소 기름값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이 리터당 2,000원에 바짝 다가선 가운데 석유 최고가격제의 부작용도 가시화되고 있다.
14일 한국석유공사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기준 전국 보통휘발유 평균 가격은 1,996.72원으로 전날보다 1.80원 올랐다. 경유는 1,990.70원으로 1.90원 상승했다. 서울 평균은 2,026.91원까지 치솟았고, 부산도 휘발유 기준 1,991.16원으로 연일 상승 중이다.
정부의 석유 최고가격제는 국제 유가 급등에도 국내 기름값 상승을 일부 억제하는 효과를 냈다. 전쟁 발발 전과 비교해 국내 휘발유 가격은 17.9%, 경유는 24.5% 상승하는 데 그친 반면, 브렌트유는 35.2%, WTI는 46.2% 올랐다. 유럽 20개국 경유 평균 상승률이 31.75%에 달한 데 비해 국내 상승률은 8.05%로 약 4분의 1 수준이었다.
그러나 최고가격제의 부작용도 뚜렷해지고 있다. 정부가 정유사의 손실을 사후 보전하는 구조여서 중동 전쟁이 장기화할수록 재정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업계에서는 1·2차 최고가격제 시행으로 정유 4사 손실이 약 1조 원에 달한다고 추정한다. 정부는 추경 예비비 4조 2,000억 원을 편성했지만,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이마저 부족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가격 억제가 오히려 수요를 자극하는 역효과도 나타났다. 한국석유관리원에 따르면 전쟁 직후부터 이달 첫째 주까지 휘발유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0.7% 증가했다. 1차 최고가격제 시행 시점과 2차 시행 시점을 비교하면 휘발유 판매량은 24.7%, 경유는 16.3%나 늘었다.
한국은행 신현송 총재 후보자는 “최고가격제가 장기간 지속될 경우 에너지 초과 수요와 가격 왜곡, 재정 부담이 확대될 수 있다”며 한시적 운용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유류세 인하, 취약계층 직접 지원, 비축유 활용, 도입선 다변화 등 다양한 정책 수단과의 병행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